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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육아] 별 거 없어요! [1]

by hyunline 2024. 2. 19.

오늘은 유용한 정보가 아닌, 프랑스 육아에 대한 제 생각을 조금 풀어볼까 해요.

아니, 어쩜 이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도 있겠네요.

 

전 첫째 아이를 프랑스에서 출산하고 프랑스에서 3년 정도 육아를 했어요.

한국에서 '프랑스 육아법'이 나름 유명해서 여러 권의 책이 있다는 것도 사실 

육아 2년차에 알게 됐어요.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가 '프랑스 아이처럼'이라는 육아서를 읽고 있다면서

넌 프랑스에 있으니까 저절로 그런 육아를 하게 되니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그 순간, 책이 어떤 내용인지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왜인지 책까지 보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물론 육아하면서 육아서를 읽으면서 참고하면 좋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육아서를 읽기보다는 

프랑스인 남편이랑 상의하면서 저희 상황에 맞게 지금까지 육아를 해왔어요.

사실 저희가 육아를 잘하고 있다, 아니면 놓치는 게 너무 많다... 등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한국으로 역이민해서 6개월이라는 시간을 지내면서

'아, 우리가 틀린 방향으로 가는 육아를 하는 건 아니구나. 

제법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구요.

 

저희 부부가 지키고 있는 육아 방식 몇 가지 공유해 보고자 해요.

 

식사 예절

 

♥ 다같이 식사를 시작하고 다같이 식사를 마쳐요.

 

이건 아이가 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넘어가는 시기 쯤 제대로 시작했어요.

아마 돌 전후였을 거예요.

먹을 준비가 되면 다같이 "잘 먹겠습니다!" "엄마, 고마워요." 인사하고 식사를 시작해요.

처음에는 아직 돌배기라서 저희가 식사 중에 도와줘야 할 부분도 있었지만,

가능하면 혼자서 본인 식사를 하도록 했어요.

저희 아이 같은 경우에는 식사 시간이 아주 길기 때문에

20분-30분이면 식사가 끝나는 엄마아빠는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를 기다려 주었지요.

아이가 2살이 됐을 때부터는 '다같이 식사'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자리 잡은 거 같았어요.

식사 차리는 동안 음식이 본인 바로 앞에 있어도 먼저 먹으려고 하거나 하지 않더라구요.

한국에서 가족들과 다같이 식사할 때 어느 누군가 먼저 먹으려고 하면,

못 먹게 한답니다. ^^;;;

 

♥ 식사 도중에 자리를 뜨지 않아요.

 

하이체어에 앉으면 밥 다 먹을 때까지는 내려올 수 없게 했어요.

다만, 이게 지금까지는 잘 지켜져 오다가

이제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늘다 보니 거기에 또 함정이 있더라구요.

간혹 방울 토마토가 떨어지면 내려가 혼자서도 주울 수 있으니까 그걸 시켰더니,

내려갈 수 있는 꺼리를 발견하면 신나서 내려가려고 해요.;;;

지금까지 지켜온 것처럼 앞으로도 잘 해 나가야죠.

 

♥ 준비된 음식을 다 먹어요.

 

식판에 준비된 음식을 다 먹어야만 '디저트'를 먹는 저희 집의 룰을 정했어요.

프랑스는 점심과 저녁 식사 후에 '디저트'를 먹는 습관이 있는데,

보통 점심에는 요거트를 저녁에는 콤포트(과일 퓨레)나 다른 디저트를 먹어요.

반드시 식판 음식을 다 먹은 경우에만 주기 때문에,

이게 아마 한 몫? 한 듯도 싶은데

음식을 남기는 일은 거의 없어요.

아, 저희 시누이 집에도 아이가 2명 있는데

거기는 준비된 음식 다 안 먹어도 디저트를 준답니다. ;;;;

 

♥ 식사 중에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지 않아요.

 

이건 지금까지 너무 잘 지켜져 오고 있는 부분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구요.

저희는 외식할 때도 단 한번도 핸드폰 켜고 애니메이션 보여준 경우가 없어서

아이가 조르거나 하지도 않아요.

식사는 엄연히 '식사'만 하는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아이와의 외식이 두렵거나 그러지 않아요.

소란 피우지 않고 본인 음식 열심히 먹으니까요.

 

일상에서의 감사 인사

 

♥ 고마워요. MERCI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말이 트일 무렵부터는 '고마워요' 인사를 가르쳐요. 

누군가가 도움을 줄 때는 그게 작든 크든 무조건 '고마워요' 인사를 하지요.

사실 프랑스인 남편이랑 저랑 사귈 때, 식사 중에 소금만 건네줘도 '고마워' 인사를 해서

전 이게 너무 낯설었거든요!!!

알고 보니 어릴 때부터의 그냥 자연스러운, 아주 좋은 습관이었더라구요!

 

♥ 부탁해요. S'IL TE PLAIT

 

그리고 부탁할 때는, 한국어의 '부탁해요~ 주세요~'를 반드시 말하도록 교육해요.

이것도 '고마워요' 처럼 말이 트일 때부터 가르치기 때문에

주변을 봐도 보통 2살 정도 된 아이들이 '고마워요/부탁해요'를 잘 말하더라구요!

 


먹놀잠, 우리 아이들한테는 먹고, 놀고, 자고 이게 너무 중요하죠~!!

우선 식사 예절만 잘 잡아놔도 하루에 3끼 식사 시간이 부모님한테는 너무 편해질 거예요!

습관으로 자리잡기까지 몇 달만 노력하면, 다음부터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아이들 밥 먹이다가 에너지 다 뺏기고 끝나는 식사 하지 말고

다같이 즐겁게 식사하는 시간~ 해보니 되더라구요!!

 

여러분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