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초여름, 프랑스에서 임신을 확인한 후
뭘 어디서부터 진행해야할 지 막막했어요.
이미 출산 경험이 있는 시누이한테 물어보면 딱이겠지만,
프랑스에서는 안정기에 접어들고나서 주변 사람들한테 임밍아웃하는 게 보통이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은 프랑스어로 검색하고, 저는 한국 블로거들의 글을 열심히 검색하고.
그리하여 여러 가지 정보를 조합해서 어느 정도 감은 잡았는데요,
역시나 지역마다 다르기도 한 거 같고, 개인차도 있는 것 같아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제 경험을 공유해 봅니다.
2019.07.18. 임신테스트기로 임신을 확인했어요.
- 마지막 생리 시작일 기준으로 5주 3일 쯤 되는 날이네요.
2019.07.23. 일반의 진찰
- 프랑스는 산부인과로 곧장 가지 않고 평소 본인이 다니는 일반의한테 가서 임신 사실을 알려요.
그럼 피검사를 할 수 있는 처방전을 써 준답니다.
2019.07.25. 피 검사
- 처방전을 가지고 Laboratiore라고 하는 곳에 가서 피 검사를 해요.
결과가 임신으로 나오면 이제 산부인과 예약을 잡으면 돼요.
2019.07.31. 산부인과 첫 초음파
- 프랑스는 병원이 secteur 1 그리고 2 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1은 보통 일반의가 많은 것 같구요,
2와 비교해 진료비가 저렴합니다.
하지만 전문의인 산분인과는 보통 섹터 2가 많아서 산부인과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건강보험과 별개로, 남편 회사에서 가입되어 있는 플러스 보험 mutuelle 이 있어서
진료비가 100퍼센트 커버된다는 걸 먼저 확인했어요.
그래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로 했는데요, 가격은 초음파 포함 80유로였어요.
한화로 하면 12만원 돈인 셈이니까 다 낸다고 치면 너무 비싸죠...
나중에 다른 임산부한테 들어보니, 보통 50-60 유로더라구요.
2019.09.02. 피 검사 / 소변 검사
- 첫 피 검사에서 '톡소플라즈마 항체 음성'으로 나와서 출산할 때까지 한 달에 1번 피 검사와 소변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네요. 한국인은 이 항체가 양성인 경우가 10퍼센트도 안 된다고 해요....ㅜㅜ 이것 때문에 임신 기간 동안 못 먹는 것들이 너무 많아져요.ㅜㅜ 기본적으로 날것들이구요, 밖에서 먹는 샐러드도 먹지 말라고 해서 출산 때까지 햄버거는 입에도 못 댔네요. ㅜㅜ
2019.09.03 산부인과 2번째 초음파
- 한국처럼 일반 산부인과 초음파는 한 달에 1번씩 했어요.
2019.09.11. 출산 병원에서 첫 초음파 / 기형아 검사
- 정부에서 전액 지원되는 초음파는 출산까지 총 3번이에요. 보통 출산 병원에 가서 하는 것 같더라구요.
산부인과 방문 시에 임신 확인증 같은 것을 받고, 미리 전화로 문의하고 예약을 잡았어요.
저는 프랑스 남부 FREJUS에 거주했는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종합병원이 딱 하나 있었어요.
Bonnet hopitale 이라구요.
입체 초음파로 세심하게 봐주셨구요, 아기가 잘 안 보여서 중간에 2번이나 병원 복도를 산책했더랍니다...
그리고 이때 성별도 알려주세요!!!! 우리나라로 치면 12주 정도가 되겠네요!!!!
물론 남자다 여자다 단정짓기보다, 알기를 원하는지 물어보고 뺑~~~ 돌려서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기형아 검사도 있어서 피 검사도 이루어집니다! 한국처럼 2번에 나눠서 하는 게 아니라 1번에 끝나요.
2019.10.03. 피 검사 / 소변 검사
- 독소플라즈마 항체 음성으로 인한 피 검사와 소변 검사, 매달 이어집니다.ㅜㅜ
2019.10.04. 산부인과 3번째 초음파
- 어차피 보험에서 진료비가 다 커버되니 한 달에 1번씩 열심히 초음파하러 다닙니다.
2019.10.21. 출산 병원 Sage femme 만나기
- 프랑스에서는 사쥬팜이라고, 우리나라말로 따지면 출산을 도와주는 조산사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사쥬팜을 만나야 하는 것도 의무? 로 포함되어 있어요.
출산 병원의 사쥬팜과 예약을 잡아도 되지만, 보통 예약 잡기가 어렵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진료실을 두고 운영되는 사쥬팜 cabinet 를 찾는 게 더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만 출산 병원의 사쥬팜에게 예약을 잡았었어요.
이 날은 출산 전반에 관한 걱정거리와 질문에 대해 가볍게? 상담을 해 주셨어요.
2019.11.04. 피 검사 / 소변 검사
- 아주 귀찮은 피 검사와 소변 검사입니다. ㅜㅜ
2019.11.05. 치과 검진
- 임신 기간 중에 정부에서 지원되는 치과 검진이 있어요. 그 시기가 되면 집으로 우편물이 날아오니,
그걸 지참하셔서 치과에 가시면 됩니다.
2019.11.06. 산부인과 4번째 초음파
- 벌써 4번째 초음파네요!
2019.11.15. Sage femme 만나기
- 사쥬팜을 만나서 출산 때까지 사쥬팜과 뭘 해야하는지 간단한 설명을 듣고
언제 만나서 교육을 할 지 스케줄을 정했어요.
2019.11.21. 출산 병원 2번째 초음파
- 정부 지원 2번째 초음파를 했어요. 이 날도 입체 초음파로 자세하게 보여 주셨습니다.
이때가 임신 22주 정도였네요.
2019.12.04. 피 검사 / 소변 검사
2019.12.06. 산부인과 5번째 초음파
2019.12.31. 임신 당뇨 검사
- 산모들이 가장 무서워 한다는 임당 검사....
피 검사하는 laboratoire에 가서 주시는 음료 마시고 대기했다가, 안내에 따라 검사하면 돼요~
2020.01.03. 피 검사 / 소변 검사
2020.01.06. Sage femme 교육 1
- 출산까지 총 7번의 교육을 사쥬팜한테 들어야 한다고 해요.
남편이랑 같이 와서 듣기를 권장한다고 해서
7번 교육 모두 남편과 함께 했네요! 임신과 출산에 대한 교육이에요!
2020.01.07. 산부인과 6번째 초음파
- 초음파하러 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배당김 얘기를 들었어요.
배당김이 이렇게 심한데 못 느끼냐며 나무라셨어요. 이러다가 아기가 1월 중에라도 나올 거라구요.
그러니 걷는 거 자제하고, 일주일에 2번 사쥬팜한테 가서 배당김 체크를 하라구요.
새해 첫날도 근처 산 정상에도 올랐고, 아 나는 다른 산모랑 다르다 자만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네요. ㅜㅜ
2020.01.10. Sage femme 교육 2 / 배당김 체크
- 사쥬팜 교육과 함께 이날부터 출산까지 아주 자주 사쥬팜을 보게 됩니다.
배당김 체크는 허리띠 같은 걸 배에 차고 누워서 대략 15분-20분 아기의 움직임을 체크하는 거예요.
2020.01.13. Sage femme 교육 3
2020.01.23. 출산 병원 3번째 초음파
- 정부 지원 초음파 3번 중 마지막 초음파는 출산 2달 전 쯤이에요. 역시나 입체 초음파로 보여 주셨어요.
2020.02.03 피 검사 / 소변 검사 / Sage femme 교육 4
2020.02.04 출산 병원에 서류 제출
- 출산 예정일 한 달 반을 남겨두고 출산 병원에 필요 서류를 제출했어요.
2020.02.06. 산부인과 7번째 초음파
2020.02.07 Sage femme 교육 5
2020.02.10 Sage femme 교육 6
2020.02.13 출산 병원 무통분만 마취 예약 / 피 검사
- 출산 병원에 서류를 제출할 때 무통분만을 원한다고 얘기해서,
이날 병원에 직접 가서 무통 분만 관련 간단한 교육을 듣고 예약을 했어요.
그리고 무통분만 마취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기 위함인지? 피검사도 하고 왔네요.
2020.02.14 Sage femme 교육 7
2020.02.25. 피 검사 / 소변 검사
2020.02.26 산부인과 8번째 초음파
2020.03.13. 산부인과 9번째 초음파
- 어제 사쥬팜한테 가서 배당김을 체크하고, 아기가 언제쯤 나올 것 같은지 조심스레 물어보니,
아마 다음주가 될 것 같다고 하셔서, 이번 주말은 푹~ 쉬어야지 했더랍니다.
하지만 오늘 금요일, 산부인과 마지막 초음파하러 갔는데, 피가 비치더라구요.
저녁 6시였는데, 집에 가서 식사하고 짐 싸고 병원에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어? 아직 진통도 없는데.... 이상하다 싶었죠.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1시간 뒤부터 진통이 서서히 시작되었죠.
이렇게 예정일보다 열흘 빠른 출산을 했답니다!
직접 경험하기 전, 인터넷 검색으로
프랑스는 출산 때까지 초음파를 고작 3번만 해 주네... 한국은 매달 하던데... 하고 착각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산부인과 초음파 9번, 정부지원 초음파 3번, 총 12번이나 했네요 !
지금 생각해 보니 너무 많이 한 거 같네요. ;;;
그리고 출산 전까지 든 비용은 거의 없어요.
왜냐하면 병원 진료비와 피 검사 등은 모두 건강 보험에서 커버되니까요.
제가 알기로는, 저처럼 본인이나 남편이 직장 보험을 따로 들어있지 않는 경우라도
일반 건강보험과는 별개로 플러스 보험을 들 수 있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입덧약나 배당길 때 먹는 약 등을 비싸게 구입하시는 것 같던데
프랑스에서는 의사한테 처방전 받으면 약국에서 무료로 구입할 수 있어요.
아, 그리고 프랑스에서 아주 유명한,
GYNEFEMME이란 임산부 영양제가 있거든요!
이건 의사가 처방해 줘도 약국에서 구입할 때 사비가 들어요.
하지만, 직장 보험 같은 플러스 보험 약관을 잘 보시면
처방전으로 구입한 약 같은 경우, 1년에 150유로(보험사마다 다름) 한도에서
청구하면 돌려줘요.
저도 오랜 프랑스 생활하며 계속 모르고 있다가 임신하고 알게 돼서
2년간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답니다! ^^
힘든 타지 생활에 임신, 출산까지.... 힘든 여정이지만,
힘내세요!!!!!